본문 바로가기

언론보도

[인터뷰] 기후총회서 만난 전 의장 "손실과 피해 기금에 한국 꼭 참여해야"
09 Dec 2023

본문

인터뷰 | 마누엘 풀가르비달 COP20 의장 


7fe2b9c9d7b9936f07312da5a6528c09_1705466835_2228.jpg
ⓒ한겨레  


"한국이 '손실과 피해 기금'에 반드시 기여해야 합니다. (개발도상국들이 입은) 손실과 피해는 우리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강력한 '완화' 조치를 만들어내는 데 실패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마누엘 풀가르비달 세계자연기금(WWF) 기후에너지 글로벌 총괄은 지난 6일(현지시각) 한겨레와 만나 "이번 총회 초반 참가국들이 '손실과 피해 기금' 출범에 합의하면서 좋은 시작을 했지만 지금까지 모인 6억5500만달러(지난 2일 기준, 약 8500억원)는 필요한 재원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14년 페루 리마에서 열린 제2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0) 의장을 지낸 인물이다.


풀가르비달 전 의장과의 인터뷰가 이뤄진 이날 아흐마드 자비르 현 의장은 비공식 연회에서 손실과 피해 약정 금액이 7억2600만달러로 첫날보다 더 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개도국들이 매년 기후 이변으로 직면하는 손실 추정액(4천억달러)의 0.2%에 불과한 수준이다. 전세계 탄소배출 1위(누적 기준) 국가인데도 고작 1750만달러만 약속한 미국에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쏟아진 데 이어, 지난해 탄소배출 9위인 한국 정부의 기금 공여 여부에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풀가르비달 전 의장은 "기후변화 논의에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온 한국이 손실과 피해 기금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풀가르비달 전 의장은 이번 총회의 성공은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합의 여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결정적 10년'이라고 불리는 시기의 한가운데 있다"며 "총회 참석 대부분 국가들이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퇴출하겠다'는 분명하고 강력한 성명을 기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표적 산유국인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이번 총회는 시작부터 '산유국들의 영업장'으로 전락할 것이란 비관론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국영 아부다비 석유공사의 최고경영자이기도 한 자비르 현 의장을 둘러싼 '이해충돌' 논란까지 제기된 가운데, 중국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와 인도 등이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


비달 전 의장은 이에 대해 "(화석연료의 퇴출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과학계는 이미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6차 종합보고서에서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의 중요성을 밝힌 바 있다"며 "우리는 화석연료 소비 (관행)등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산업계에 분명히 말해야 한다. 이번 총회(합의문)에서 화석연료 퇴출 언급이 중요성을 갖는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당사국 장관급 회의로 최종 결정문 협상이 이뤄지는) 앞으로 마지막 3일이 가장 어려운 시기"라고 짚었다. 이어 "(화석연료 단계적 퇴출 등을 포함하는) 강력한 결과는 결국 의장의 능력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풀가르비달 전 의장은 "총회 의장은 개별 국가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총회 진행 과정에서 (세계의) 리더가 되는 것"이라며 자비르 현 의장의 '중립적 역할'을 강조했다.


원문: 한겨레(바로가기 링크)

작성: 기민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