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WWF, 아시아 46개 은행 지속가능 금융 도입 성과 분석 발표
11 Jan 2023
본문
- 국내 5개 은행 참여, 2020년 이후 역량 강화 평가
- 국내 시중은행들의 기후리스크 관리 능력 증가, 아시아 국가 중 상위권 위치
- 반면, 생물다양성 보호 및 은행 고객들에 대한 ESG 도입 요구는 확대 필요
WWF(세계자연기금)는 아세안 6개국1) 36개, 한국 및 일본 10개, 총 46개 아시아 은행들의 지속가능금융 도입 성과를 분석한 2022년 SUSBA(Sustainable Banking Assessment, 지속가능 은행 평가)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2일 밝혔다.
올해 여섯 번째로 발간된 이번 보고서는 은행들의 목적(Purpose), 정책(Policy), 절차(Process), 임직원(People), 금융상품(Product), 포트폴리오(Portfolio) 등 6개 부문 76개 평가 지표를 기준으로 ESG 요소가 얼마나 반영되었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올해는 기존에 평가했던 팜오일 부문과 더불어 에너지, 수산업 부문의 여신정책에 관한 세부 분석 결과도 함께 다루고 있다. 국내 참여 은행은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 총 5곳으로 2020년 처음으로 평가에 참여한 이래로 세 번째 참여하고 있다.
아시아 은행들, 기후위기 관리능력은 크게 증가했지만 자연 관련 대응은 아직 부족
전반적으로 기후변화 관련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 역량이 꾸준히 강화되고 있었다. 2050년 넷제로(Net-zero)를 달성하기 위한 금융배출량(financed emission) 통제 계획의 참여 비중이 높아지고 있으며, 과학기반목표설정(Science based Target by Sector)에 참여하는 은행들의 비중도 2021년 7개(15%)에서 → 2022년 18개(39%)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번 SUSBA 평가에 참여한 아시아 은행들 중 에너지 분야 관련 정책을 발표한 은행의 비중은 ‘21년 13개(29%)에서 → ‘22년 23개(49%)로 크게 증가했다. 또한, 에너지 분야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한 은행의 비중은 ‘21년 25개(54%)에서 → ‘22년 32개(70%)로 증가했다.
반면, 대부분의 은행들은 자연손실 관련 리스크에 대해서는 이를 인지하고는 있지만, 이에 대비하여 정책을 설정하거나 고객 협력을 요구하는 등의 역할에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 리스크 관련 고객 협력 부문이 가장 미흡
특히, 이번에 새롭게 평가된 수산업 부문을 보면 아시아 은행들 대부분이 수산업 관련 리스크 관리에 미흡한 상황이었다. SUSBA 평가에 참여한 은행 중 23개(50%) 정도가 수산업 관련 환경 및 사회 리스크 문제에 대한 인식(recognition)을 하고 있고, 9개(20%) 은행만이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공시(disclosure)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 은행들도 어획 관련 고객(wild catch client)에 관한 정책은 수립된 반면, 양식업이나 가공 및 유통, 판매업에 종사하는 고객에 대한 정책 수립은 아직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SUSBA 평가지표(76개)를 은행책임(Bank Requirement)2) 분야(61개)와 고객협력(Client Expectation)3) 분야(15개)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고객협력분야의 글로벌 평균은 30%(4.5/15개 평가 항목)로 은행책임분야의 글로벌 평균은 65%(39.4/61개 평가항목) 보다 약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의 책임 부문보다 고객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부분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일본 일부 은행들은 ‘22년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는 팜오일 생산 관련 기업에 제3자 글로벌 인증 및 가입(NDPE, RSPO)을 독려하여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는 고객협력부문의 정책 및 기대치를 강화하는 것이 지속가능금융 도입 수준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은행들, 기후리스크 관리 능력 크게 증가해 아시아 국가 중 상위권 위치
국내 은행들은 ‘21년과 ‘22년에 ESG, TCFD, SBTi4) 등 주요 이니셔티브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와 자발적인 지속가능금융 도입으로 2020년 최초 평가 대비 의미 있는 성과를 이루어 냈다. 평가 대상 5개 은행간의 격차가 크지 않은 가운데, 선두인 신한은행(68%)과 KB국민은행(65%)가 Tier 1 그룹(평가지표 중 65%이상 충족)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고, 우리, 하나, IBK기업은행이 Tier 2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은행들은 기후 리스크 관련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은행 보유 포트폴리오에 대한 온실가스배출량 감축 목표를 설정하도록 하고 있는 SBTi의 경우, 국내 SUSBA 평가 대상 5개 은행 모두 SBTi에 가입(Commitment)하였고, ‘21년에 KB금융그룹이 국내 금융기관 중 최초로 목표 설정한 이후 신한, 하나금융그룹이 목표설정을 마친 상태이다.
*SUSBA 평가 대상 외 국내 금융기관 중 SBTi 목표 설정을 마친 곳은 DGB금융지주, JB금융그룹, SK 증권 등이 있으며, 농협, BNK, 미래에셋은 가입 후 목표설정을 준비 중에 있음. [국내 금융기관 중 총 11개 가입, 6개 목표설정 완료]
국가별 평균을 살펴보면 한국(58%)은 Tier2 중 2번째로 높게 평가 되었다. 국내 은행들이 처음으로 SUSBA 평가를 받았던 ‘20년에, ASEAN 국가들 보다 뒤처졌던 점을 감안하면 국내 은행들의 지속가능금융 도입을 위한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었다. [‘20년(25%) → ‘21년(49%) → ‘22년(58%)] ‘21년 대비 가장 평점이 많이 올라간 국내 은행은 KB국민은행으로 전년 대비 14%(10.5점) 향상 되었으며, IBK기업은행 11%(8점)와 하나은행 8%(6점)가 ‘22년에 많은 향상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평가 항목을 기후, 자연, 토지, 해양, 담수, 사회, 섹터별로 구분 분석한 결과, 동일 Tier 내에서의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모범 사례로 제시한 다국적 은행5)들의 평균 86%에 비해 아직 성장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볼 수 있다. SUSBA 평가에서 가자 높은 점수를 받은 싱가포르가 유일하게 80%대를 넘고 있으며, Tier 2에서는 일본과 말레이시아가 61%로 공동으로 선두에 있었다.
아시아 은행들, 자연손실 위험 대응을 위한 공급망 추적성 확보 필요
향후 기후위기와 같이 자연손실위험(nature-risk)에 대한 공시 의무, 리스크 관리 기준, 목표 설정 등의 요구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산림훼손 관련 유럽, 미국, 영국과 같은 대규모 시장에서 수입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그린딜(Green Deal)을 통해 유럽으로 수입되는 팜오일 뿐만 아니라 가공 처리된 팜오일이나 완제품에 대하여 모든 생산, 가공, 유통, 판매 과정에서 산림훼손 및 생태계 변형 관련 국제 기준을 준수했는지 인증할 수 있는 추적성 검증이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수입 관련 규제는 팜오일 뿐만 아니라 수산물 관련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해양생태계 및 생물다양성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수산물 관련 산업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다. 수산물을 생산하는 업체들뿐 아니라 가공, 유통, 판매 기업에 대해서도 관련 국제 기준 준수를 의무화해야 하며, 그들이 거래하는 기업의 국제 기준 인증 여부에 대해서도 알고 있도록 해야 한다. 은행들은 고객이 거래하는 기업들의 국제 기준 준수와 인증 여부를 모니터링하는 추적 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이러한 능력이 은행들의 환경 및 사회리스크 관리 역량의 핵심이 될 것이다.
WWF-Korea 홍윤희 사무총장은 “지속가능금융(Sustainable Finance)은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문제 해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지난 3년간 지속가능금융을 위한 국내 은행들의 노력을 환영하지만 아직은 2050 넷제로와 생물다양성 회복 달성을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갈수록 강화되는 선진국의 환경 및 사회 관련 요구 조건이 기업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라며 “WWF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금융계와 협력하며 글로벌 트렌드와 방향성을 알려주는 길잡이 역할을 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0년 SUSBA 보고서 국문본 소식은 이 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끝.
1)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2) 은행책임(Bank Requirement) 분야란 은행이 주체가 되어 기후, 생물다양성 및 사회리스크 관리를 위한 대응전략을 수행하는 분야로 은행 자산 중 CES(기후, 자연, 사회) 리스크 익스포져를 측정하고, 포트폴리오별 CES 리스크 측정, 미래계획 수립, 미래지향적 시나리오 분석(Forward Looking Scenario Analysis) 등이 있음
3) 고객협력(Client Expectation) 분야란 은행이 CES(기후, 자연, 사회) 리스크관리 전략을 수행하면서 그 효과를 배가시키기 위해 고객과의 협력을 요하는 분야로 고객 인증을 독려하거나 국제기준 준수여부를 모니터링 하는 업무 등이 있음
4) SBTi는 파리기후협약 이향을 위해 기업의 탄소배출 감축 목표설정을 돕고 이를 검증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이다. SBTi는 세계자연기금(WWF), 탄소공개프로젝트(CDP), UN글로벌콤팩트(UNGC), 세계자원연구소(WRI)가 공동 운영한다.
5) 여러 국가에서 활동하는 다국적 금융기업 6개(BNP Paribas, Standard Chartered, ING Group, HSBC, ABN AMRO, Credit Agricole)로 구성, ESG 관련 국제적 모범 금융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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