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Sep 2020
[보도자료] "지난 반세기 세계 야생동물 개체군 규모 평균 3 분의 2 감소" 지구생명지수 발표
-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병의 발생 원인이기도 한 산림훼손, 지속 가능하지 않은 농업 방식, 야생동물 불법 거래 등의 자연파괴가 주된 요인으로 꼽혀
- WWF, 2030년까지 생물다양성 감소 추세를 반전시키기 위한 시급한 조치 촉구
WWF(세계자연기금)가 오늘 전 세계 동시에 발표한 『지구생명보고서 2020(Living Planet Report 2020)』에 따르면, 50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전 세계 포유류, 조류, 양서류, 파충류 및 어류 개체군*의 크기가 평균 3분의 2 정도 감소했다. 이러한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는 코로나19와 같은 인수공통감염병의 발생 원인이기도 한 ‘자연파괴’가 꼽힌다.
WWF와 런던동물학회(ZSL: Zoological Society of London)가 분석한 지구생명지수는 1970년부터 2016년까지 전 세계 척추동물 개체군 크기가 평균 68% 감소했으며, 팬데믹에 취약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알려진 ▲토지 이용 변화와 ▲야생동물 불법거래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마르코 람베르티니(Marco Lambertini) WWF 사무총장은 “『지구생명보고서 2020』은 인간에 의한 자연파괴가 야생동물 개체군뿐 아니라 인간의 건강과 삶의 모든 측면에도 막대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람베르티니 사무총장은 “보고서에 제시된 증거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야생동물 개체군 크기가 이렇듯 심각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자연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했음을 보여 주는 지표이며, 지구가 우리에게 보내는 적신호라고 할 수 있다. 바다와 강에 서식하는 어류에서부터 농업 생산에 필수적인 꿀벌에 이르기까지 야생동물의 감소는 인류의 영양과 식량안보, 그리고 수십억 명의 생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생물다양성과 야생동물의 감소 추세를 반전시켜 향후 인류의 건강과 생계를 보호하려면 전 지구적 차원의 전례 없는 변화와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이 같은 변화를 실행에 옮기는 지에 따라 인류의 생존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윤희 WWF-Korea(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 사무총장은 “이번 지구생명보고서의 핵심 메시지는 야생동물, 식물, 곤충, 그리고 인류를 포함한 자연 전체의 장기적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 자연에 대한 인간의 태도를 시급하게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생물다양성 감소의 주요 원인과 현상>
『지구생명보고서 2020』은 전 세계 야생동물 개체군 변화 추이를 추적하는 지구생명지수(LPI)와 세계 각국에서 활동 중인 전문가 120여 명이 기고한 내용을 통해 현재 자연의 현실태를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육상 생물종의 개체군 크기가 현저하게 감소했고, 주요 요인으로 인간의 식량 생산방식으로 인한 산림파괴 등 서식지 훼손이 꼽혔다.
LPI를 통해 파악된 멸종위기종으로는 동부 저지대 고릴라(Eastern lowland gorilla)와 회색 앵무(African grey parrot) 등이 있다. 콩고 카우지-비에가 국립공원에 서식하는 동부저지대고릴라는 대부분 밀렵으로 인해 1994년부터 2015년까지 개체군 규모가 87%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1] 가나 남서부 지역에 서식하는 회색앵무는 1992년부터 2014년까지 개체군 규모가 약 99% 감소했으며, 대부분 야생동물 거래를 위한 사냥 위협과 서식지 파괴 때문이다.
1970년부터 2016년까지 척추동물 4,000여 종, 약 21,000여 개의 개체군을 추적한 LPI는 담수 서식지의 야생동물 개체군 크기가 평균 84% 감소한 사실도 보여 준다. 1970년부터 매년 4% 감소한 셈이며 다양한 생물군계(biome)에서 관측된 결과 중 가장 두드러진 감소 추세다. 대표적인 예로 중국 양쯔강에서 산란하는 철갑상어(Chinese sturgeon)의 경우, 수로를 막는 댐 공사로 인해 1982년부터 2015년까지 개체군 97%가 감소했다.
런던동물학회(ZSL)의 자연보전 담당 국장 앤드류 테리(Andrew Terry) 박사는 “지구생명지수는 전 지구적 생물다양성의 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포괄적인 척도 중 하나다. 지난 50년간 평균 68% 감소했다는 사실은 재앙 수준이며,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자연 세계가 손상되고 있음을 명백하게 보여 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 시스템이 지속될 경우 개체 수 감소는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로운 모델링 분석을 통해 회복으로 전환 가능한 전략 제시>
『지구생명보고서 2020』은 새로운 모델링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이 모델링은 서식지 파괴를 막기 위한 노력을 추가적으로 기울이지 않으면 전 지구적 생물다양성이 계속 감소할 것이라는 통찰을 담고 있다.
WWF와 40여 개 비정부기구(NGO) 및 교육기관이 공동 저자로 참여한 「육상 생물다양성 손실에서 회복으로의 전환을 위한 통합적 전략(Bending the Curve of Terrestrial Biodiversity Needs an Integrated Strategy)」이 오늘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논문에 근거한 이 모델링에 따르면, 인간의 자연 서식지 파괴로 초래된 생물다양성 감소 추세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과감한 보전 노력과 식량 생산 및 소비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그러한 변화에는 식량 생산·교역의 효율성과 생태적 지속가능성 제고, 폐기물 발생 저감, 더 건강하고 환경친화적인 식단으로의 전환 등이 포함된다.
이번 공동 연구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개별적인 차원이 아닌 통합적 차원에서 실시 되어야만 전 세계 야생동물 서식지에 가해지는 영향을 보다 신속하게 줄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 경우 서식지 파괴가 이미 진행된 후 생물다양성 감소 추세를 반전시키는 전략보다 훨씬 빠르게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모델링에서는 전 세계가 ‘현상 유지(Business as Usual)’ 상태를 고수하면 1970년부터 관측된 생물다양성 감소율이 지속될 것임을 보여 준다.
논문의 주 저자이자 국제 응용시스템 분석연구소(IIASA: International Institute of Applied System Analysis) 소속 연구원 다비드 르클레르(David Leclère) 박사는 “생물다양성 감소 추세를 반전시키려면 아무리 빨라도 수십 년이 걸리며, 생물다양성 손실이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이르면 인간 생존에 필요한 수많은 생태계 서비스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구생명보고서 2020』은 각국 정상들이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파리협정(Paris Agreement), 생물다양성협약(CBD: 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등의 관련 상황을 검토할 제75차 유엔총회가 개최되기 전 발간된다.
홍윤희 사무총장은 “곧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각국 지도자들이 ‘자연과 인류를 위한 뉴딜(New Deal for Nature and People)에 따른 정책을 수립하도록 해야 한다. 지금이 바로 새로운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끝.
[Notes to Editors]
▲ *지구생명지수(LPI: Living Planet Index): 4,392종의 생물종을 대표하는 20,811개 개체군 데이터를 사용하여 산출한 2020년 글로벌 지구생명지수(LPI)는 관찰된 개체군의 크기가 평균 68% 감소했음을 보여 준다. LPI의 백분율 변화는 46년간 추적한 동물 개체군 크기의 평균적인 비율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사라진 개별 동물의 수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 『지구생명보고서』는 WWF가 격년 발간하는 보고서로, 올해로 13번째 보고서가 발간되었다.
▲ 「육상 생물다양성 손실에서 회복으로의 전환을 위한 통합적 전략(Bending the Curve of Terrestrial Biodiversity Needs an Integrated Strategy)」 논문에 제시된 연구 결과를 보완하기 위해 부록 ‘지구생명을 위한 목소리(Voice for a living planet)을 발간했다. 중국에서부터 멕시코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청년 환경운동가, 작가, 학자, 업계 지도자, 언론인, 지역사회 지도자 등 전문가들에게 인간과 자연을 위해 건강한 지구란 어떤 지구라고 생각하는지 물었고, 이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스무 편의 기고문을 담았다. 이 부록에는 자연 다큐멘터리 영화계의 선구자이자 WWF 홍보대사인 데이비드 애튼버러 경(Sir David Attenborough), 행동경제학자이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넛지: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Nudge: Improving Decisions about Health, Wealth, and Happiness)』의 공저자인 캐스 선스타인(Cass R. Sunstein) 등이 기고한 글이 실려 있다.
▲ ‘회복으로의 전환(Bending the Curve)’[링크] 논문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이곳[WWF 웹사이트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해당 논문은 9월 10일 『네이처』에 게재될 예정이다.
논문 저자: David Leclère(IIASA), Michael Obersteiner(IIASA), Mike Barrett(WWF 영국), Robin Freeman(ZSL), Tamás Krisztin(IIASA), Hugo Valin(IIASA), Piero Visconti(IIASA), Rosamunde Almond(WWF 네덜란드), Fulvio Di Fulvio(IIASA), Steffen Fritz(IIASA), Monique Grooten(WWF 네덜란드), Petr Havlík(IIASA), Martin Jung(IIASA), Lucy Young(WWF 영국) 외
[1] Plumptre, A., S. Nixon, et al. (2016). Status of Grauer's Gorilla and Chimpanzees in Eastern Democratic Republic of Congo: historical and current distribution and abundance, Wildlife Conservation Society, Fauna & Flora International, Institut Congolais pour la Conservation de la Nature: 1 -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