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17 Aug 2022
[Story] 우크라이나 전쟁에 뜨거워지는 식물성 기름 가격
By: Kamal Prakash Seth, Global Palm Oil
Lead, WWF-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농산물 가격 전례없이 높은 수준으로 치솟아- 가뭄과 무역 제한의 심화로 갈수록 불안해지는 식물성 기름 시장 팜유와
해바라기씨유 두 기름의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인 올해 초에 이미
세계 식물성 기름 공급은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었다. 남미의 가뭄으로 인해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와 함께 특히 최대 대두 생산국인 브라질의 대두 수확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가뭄은 캐나다의 유채 생산에도 영향을 미쳤으며, 동남아시아에서는
태풍, 코로나19로 인해 노동력이 심각하게 부족해지면서 팜유
원료인 기름야자 생산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 식물성 기름 공급을
악화시켰고, 결과적으로 식물성 기름 가격의 상승을 초래했다. 높아지는 식량안보에 대한 우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식량
수출은
세계에서
거래되는
총
열량(칼로리)의
약 12%를 차지한다. 게다가
이
두
국가는
밀, 보리, 해바라기, 옥수수를 포함한 주요 곡물 및 식물성 기름 작물의 세계 상위 5대
수출국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 식량 안보를 위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전쟁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각국
정부에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향후 수년 동안의 식량 가용성에 영향을 미치고 자연과 기후를 해칠 가능성도 있다. 우리는
식량 생산에 지구상 육지
면적의 34%와 담수의 70%를 사용하고 있다. 식량 생산은 이와 같이 자연의 혜택으로 유지되면서 동시에 산림 파괴의 80%, 육상
생물다양성
손실의
70%, 담수 생물다양성 손실의 50%를
초래했다. 현재의 식량 생산 시스템으로
인한 자연 파괴를 막기 위해선 파리협정에 따른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및 포스트-2020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에 식량 체계 목표를
통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식량 생산, 가공, 유통 및 소비 방식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광범위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글로벌
식물성 기름 공급망의 혼란은 팜유와 해바라기씨유의 부족분을 보완하기 위한 대두 수요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대두
생산의
증가는
토지
용도의
전환, 자연 생태계의 전환, 비료사용으로
인한
토양
황폐화, 담수 오염 등을 동반하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방식의
생산을
확대시킬
수
있다. 지난
몇 달 동안의 아마존의 기록적인 산림벌채율은 콩고민주공화국의 높은 산림벌채율과 함께 전 세계에서 자연 파괴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알리는 긴급 신호다. 이는 인도네시아와 가봉 등의 지역에서의 산림벌채 감소 성과를 퇴색시키고 있다.가격 상승과 비료 부족으로 세계 식량안보 위협 심화 탄산칼륨, 암모니아, 요소 등 러시아 수출품에 대한 서방의 제재로 비료 공급량이
감소하여 비료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 역시 식량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비료와 연료와
같은 원자재의 가용성 변동과 가격 변화로 농업계는 생산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 작물 경작량을 줄이거나, 비료 사용량이 적은 작물로 전환하거나,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방식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변화는 모두 세계 식량 공급망에 영향을 미치고, 더욱 심각한 식량 부족을 야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비료 집약적 작물에서 집약도가 낮은 작물로 전환하는 방법에는 장점이 있을 수
있지만 기후 조건, 토양 유형, 식생의 차이로 인해 작물
수확량 측면에서 모든 지역이 동일한 편익을 누릴 수는 없다. 양분의 효율성과 작물 수확량 간의 균형이
유지되지 않는 한 이는 잠재적으로 미래의 수확량 감소를 가져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비료를 줄이거나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경작법을 익혀야 하고, 전환 과정에서 수확량이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미개발 토지에서의 자원 개발과 탄산칼륨 채굴을 위한 토착민 영토 개방 요구는 환경적 우려를 불러온다.WWF는 취약한 지역사회와 자연을 모두 보호하기 위해
다중 이해관계자 접근 방식 채택을 권장한다. 주요
팜유 회사와 바이어들이 채택한 ‘산림 파괴 및 이탄지 파괴 금지, 노동착취
없는(NDPE)’ 정책은 팜유 재배지의 확장을 늦추고 삼림벌채율을 낮췄다. 그러나 팜유 재배 소규모 농장과 농가들의 참여도 필수이다. 이들의
참여가 없는 한 팜유의 가격 급등은 이들이 자연 파괴를 확대하고 가속화하게 만드는 동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는 가장 높은 수준의 지속가능성 및 사회적 책임 기준의 채택을 촉진하여 지속가능한 방법으로의 전환을 장려할 수 있다. 이러한 기준은 보다 정확한 추적 시스템을 강조하는 수단과 프로세스의 이행, 보전
가치가 높은 지역을 보호하기 위한 단일한 국가 구역 계획, 산림 지역 내의 불법 활동을 방지하기 위한
법률 시행 등을 포함해야 한다. WWF는 살아있는 지역 접근법을 현재 말레이시아 사바 주에서 농업의 지속가능성 모범 관행을 실천하는 소규모 농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다. ‘살아있는 지역 접근법(Living
Landscape Approach)’은 경관 전체에 걸쳐 정부, 기업, 시민사회 및 지역사회를 포함한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공동의 지속 가능성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 정책,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관할 접근법(Jurisdictional
Approach)’의 방식을 취한다. 관할 접근법의 목적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이해가 충돌하는 여러 토지 용도 간 균형을 찾는 방법에 합의하며, 팜유를 생산하는 방식뿐 아니라 하천의
건강을 지키고 산림과 야생 동식물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대화를 통해 찾아나가는 것이다. 동남아시아에는
약 1억 명 이상의 소규모 자작농이 살고 있다. 이들은 팜유, 고무, 코코아, 커피와
같은 자원뿐만 아니라 쌀, 밀, 옥수수 등의 주식 작물의
생산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농민들이 지속가능한 농업 관행을 채택하도록 지원하는 일은 자원(commodity) 농업으로 인한 환경 파괴를 방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서 농업 관행에 작용하는 개별 비즈니스 모델에 적합한 단기 및 장기 금융 모두 필요하다. 동남아시아와 그 외 지역에서 필요한 소규모 농가 지원 금융의 수요는 연간
1000억 달러에 이르지만, 현재는 이 중 단 3분의 1만이 지원되고 있다. WWF는 ‘살아있는
지역 접근법’을 통해 전 세계, 국가 및 지역 단위의 보전
목표를 지원하고 지속가능한 목표(SDGs)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에 기여하며, 특히 토지와 야생 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지원할 것이다.
각국 정부와 민간 기업은 식량안보를 지속 불가능한 비즈니스 관행을 정당화하는 핑계로 삼아서는 안 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지만, 식량
위기가 맞물려 있는 모든 경우에는 단기적인 해결책과 함께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삼림 벌채
및 자연 생태계 전환 방지 조치 등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배제되거나 지연되어서는 안 된다. 현재
상황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중장기적으로 전체 식량 시스템을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 식량 시스템은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와 전쟁이라는 두 가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위기 상황을 버텨왔다. 우리는 이제 앞으로의 20년을 준비해야 한다. 자연 파괴를 멈추고 회복하며, 지구 기온 1.5도 상승을 막는 공동의 과제에 전념해야 한다. 이로써
인류 모두가 건강하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충분히 나눌 수 있을 것이다.